울산대학교 석좌교수인 임지순 교수가 공동대표를 맡은 카볼루션이 층상 무기물 사이에 유기물 기둥을 세운 새로운 온실가스 흡착소재 ‘SPOIC’를 개발했다. 카볼루션은 임지순·김경원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되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으로, 대학 연구실에서 나온 원천기술을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사업화 단계에 들어섰다. 카볼루션은 지난 8월 7일 중소벤처기업부 팁스(TIPS) 일반트랙에 선정됐고, 이틀 뒤인 8월 9일에는 서울에서 열린 CCP2026(제37차 전산물리학 국제학회) 개막 기조강연에서 이 기술을 소개했다. CCP2026은 18개국 약 500명이 참여한 국제학회다.
대학 연구실에서 시작된 원천기술
SPOIC는 기존에 널리 쓰이던 금속유기구조체(MOF) 소재의 한계를 겨냥해 개발됐다. MOF는 생산단가가 높고 내구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는데, SPOIC는 알루미늄·아연 같은 저렴한 범용 원료를 상온·상압에서 가공해 만들 수 있고 고온·고압·습도 환경에서도 안정적이다. 가스 종류에 따라 구조와 성분을 조정할 수 있는 플랫폼 방식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임지순 교수는 CCP2026 강연에서 슈퍼컴퓨터와 계산과학을 활용한 소재 구조 탐색 과정과 인공지능 활용 가능성을 함께 소개했다.

공인시험으로 검증된 성능, 반도체 실증으로
SPOIC의 이산화탄소 흡착 성능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공인시험을 통해 검증됐다. 시험 결과 UC버클리 오마르 야기 교수의 기존 연구 수치를 웃도는 흡착성능이 확인됐다. 카볼루션은 이 검증을 발판 삼아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전지 공정에서 나오는 불소계 가스를 처리하는 건식 스크러버를 첫 사업화 대상으로 삼았다. 기존 연소·분해 방식과 달리 2차 오염물질 발생을 줄이고 자원 순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DAC로 이어지는 확장 계획
카볼루션은 반도체 스크러버 실증 이후 이 기술을 직접공기포집(DAC)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100도 이하의 낮은 열로 소재를 재생할 수 있도록 해 포집 비용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수소와 결합해 e-Fuel로 전환하는 순환 구조도 구상하고 있다. 이번 팁스 선정과 함께 한국과학기술지주(KST), 내비온파트너스의 공동투자도 확보해 사업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임지순·김경원 공동대표는 “이번 팁스 선정은 SPOIC의 기술적 우수성과 사업모델의 시장성을 평가받은 결과”라며 “반도체 스크러버를 시작으로 글로벌 DAC 플랜트 시장에 진출해 산업 현장의 온실가스 처리 문제를 해결하고 2050 넷제로 달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울산대 연구실에서 출발한 흡착소재 기술이 공인시험과 팁스 선정을 거쳐 산업 현장 실증 단계로 넘어가면서, 대학발 원천기술이 어디까지 사업화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